미국이 이라크를 점령한 주된 목적

2009년  4월  1일

미국이 이라크를 점령한 주된 목적은 세계 저장량의 10% 이상을 확보하고 있는 이라크의 석유를 석권하여 21세기 세계 경제권에 대한 헤게모니를 쥐는 것과 중동 지역에 미국의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군 기지를 확보하는데 있다.

오일 소모량이 매일 늘고 있는 미국은 1998년 4월을 기해 소모량의 50% 이상을 외국으로부터 수입하기에 이르렀고, 2025년에 가서는 70%를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오일이 미국인들의 생활과 경제와 군의 유지 및 발전의 중추적 요소인 실정을 볼 때, 미 정책입안자들은 높은 수입 의존도를 국가 안전 위협 요소로 받아들이고 있다.

세계 많은 국가들도 유사한 현실을 직면하고 있다. 소련과 인도를 포함한 아시아 국가들은 향후 25년에 이르면 하루 오일 소모량이 현 1천5백만 배럴에서 3천2백만 배럴로 증가할 것이며, 유럽과 남미와 아프리카 국가들의 오일 소모량도 날로 증가하고 있다. 세계 소모량은 현재 하루 7천 7백만 배럴에서 2020년에 이르러는 1억1천만 배럴에 이를 것으로 미국은 예상하고 있다. 때문에 중국, 소련, 인디아, 유럽 연합 등 세계 곳곳에서 미국 경제에 영향력을 미치는 국가들의 경제력이 날로 향상되어가고 있는 상황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미국은 오래전 오일을 확보하는 길이 21세기 세계 경제권에 대한 헤게모니를 쥐는 길이라는 결론에 도달하였다. 즉, 수요는 날로 느는 방면 공급은 날로 고갈되어 가고 있는 에너지 자원 확보를 국가 안보와 직결된 요소로 지목한 것이다.

이를 토대로 “에너지 자원 확보=국가 안전+세계 헤게모니”라는 방정식이 미국, 소련, 중국 등 여러 국가들의 전략으로 자리 잡았고, 1992년 소련 붕괴 이후 이데올로기가 아닌 오일 확보를 중점으로 이들 국가들 간에 진지한 경쟁이 불붙기 시작했다.

“미국의 경제 발전을 국가 안전 정책의 근본으로 삼겠다“던 1992년 클린턴의 선언과, “에너지 공급의 안정 없이는 미국의 안전은 있을 수 없다”는 1996년 CIA 개논 부국장의 발언, 그리고, 2002년 “에너지 안전은 미국 국가 안전의 근본 요소”라고 밝힌 아브라함 에너지 장관의 언급 등을 통해 미국의 국가 정책에 있어 오일이 차지하는 중요성을 인식할 수 있다.

이러한 정세 속에서 세계 오일 저장량의 64%를 확보하고 있는 중동을 바라보는 미국의 입장은 불안했다. ‘석유수출국기구’ (OPEC)가 1973-74 실행한 유전 규제를 통해 ‘오일 쇼크’와 함께 심각한 경제파장을 체험했던 미국. 1979년 이란의 샤 정권이 붕괴되면서 세계가 두 번째 오일 파동을 겪게 되자 카터 대통령은 “자유로운 유전 공급은 미국에게 극히 중대한 이권 요소”라고 밝히고, 걸프 지역의 유전 공급을 막는 세력은 “군사 행위를 포함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퇴치하겠다”는 유명한 ‘카터 독트린‘을 1980년 1월 천명한바 있다. 그 후, 1980-88년의 이란-이라크 전쟁, 1990년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범, 사우디와 이웃 예멘과의 지속적인 마찰, 미군 주둔을 “점령”으로 간주하고 있는 사우디 국민들을 지켜 본 미국은 1990년에 제작된 ‘국가 안보 전략‘서에서 “에너지 공급의 안전”을 위해 중동 지역에 미군의 “장기적 주둔이 필요하다”는 구체적인 입장에 도달했다. 이런 와중에 미국에게 등을 돌린 이란과 이라크는 1995-97년 미국을 제외한 체 소련과 중국에게 두 나라의 유전 개발권을 넘겨주는 협약을 맺음으로 미국 네오콘들의 단합과 결단을 재촉 했다.

미국과 서방 세계를 다급하게 만든 또 다른 두 가지 요소가 있다. 오일을 근본 자원으로 형성된 세계 경제가 꾸준히 발전하려면 오일 생산량이 함께 증가해 주어야 한다. 예를 들어, 1990년부터 1996년 사이 93%의 성장을 보인 중국은 오일 소모량이 매년 4.3% 늘어나고 있는데, 이는 1997년부터 2020년 사이 150% 증가를 나타낸다. 한국, 일본, 인디아, 멕시코, 브라질 등도 유사한 형편이다. 세계 오일 저장량의 약 4.5%를 소유하고 있는멕시코를 예로 들면, 한 때 자국이 사용하고 남는 오일을 세계에 수출하였으나 지금은 자국 내의 수요가 증가하는 동시에 기구는 낙후되어 오히려 오일을 수입하고 있는 형편이다. 낙후된 기구와 관련하여 또 다른 현실에 오일 전문가들은 관심을 주목하고 있다. 즉, 세계는 벌써 많은 오일을 소모 해 왔기 때문에 2010년쯤을 기해 더 깊은 곳서 오일을 끌어 올려야 하는데, 이 작업은 시설의 개선 없이는 어려워 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런 현실 앞에서, 이라크와 이란의 오일 생산 기구들은 전쟁과 관리 부족으로 심하게 낙후되어 생산량이 오히려 매일같이 줄어들고 있었고, 이 두 나라의 지도자들은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려는 기색을 전혀 보이지 않았다. 때문에 미국에 등을 돌린 이라크와 이란은 미국의 국가 안전과 세계 경제 발전에 큰 위험 요소로 간주되어 정책 입안자들은 불안은 느끼지 않을 수 없었고, 이에 대한 구체적인 답을 찾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도달한 것이다.

1997년 봄, 딕 체니, 도널드 럼스펠드, 쟌 볼튼, 펄 월포위츠와 아이비 리그 교수들을 포함한 미국 외교 정책 전문가들 등 미국을 움직이는 네오콘들은 ‘프로젝트 신세기 미국 (Project for the New American Century: PNAC)’를 조직하였고, 1998년 클린턴 대통령과 상원과 하원 의장들에게 “걸프 지역에 강한 미군을 주둔시키고, 우리의 중대한 이권을 보호하기 위해 군사력을 전개할 수 있는 준비를 갖추어야하며, 필요하다면 사담 후세인을 제거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서신을 전달했다. (1) (이들 18명의 서명인 중 10명이 후에 부시 행정부의 고위 관리직을 맡았다.) 이들은 2000년 9월에 제작한 “미국의 국방 재건”이라는 제목의 전략 서에서 같은 주제를 다루는 가운데 이 목적을 이행하는데 필요한 여론을 제공할 “진주만 폭격과 비등한 대 재해가 일어나야한다”고까지 기록하였고, 9/11 테러 발생 전인 2001년 1월 30일에 있었던 첫 국가안보 회의에서 부시 등은 사담의 정권 교체에 대해 중점적으로 논의했다. (2) 또, ‘9/11’ 직후 국가 안전보장국 간부들이 가졌던 첫 회의에서 라이스 장관 (전 쉐브론 정유사 이사)은 “이 절호의 기회를 어떻게 이용해 ‘미국의 근본 독트린을 바꾸고, 세계를 재편성’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보라”고 지시했다.

2003년 4월 9일, 미군이 바그다드에 입성했을 때 이라크 정부의 ‘오일 관리국’ 건물은 철저히 보호하였지만 세계 역사적 유물들에 대한 약탈 행위에는 아무런 관심도 보이지 않았던 점과, 이라크 남부의 유전 지대를 보호하는 것이 이라크 점령 후 내려진 첫 군사 지시였다는 사실 등은 미국이 이라크를 점령한 동기가 오일을 확보하는데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의 이라크 점령에 대한 찬-반 의견은 이러한 세계정세 속에서 내려져야 한다고 생각된다. 첫째, 미국이 오일을 확보하려는 목적은 “21세기 세계 경제권에 대한 헤게모니”를 쥐려는 궁극적 목적 달성을 위한 첫 수단이라고 앞서 인용한 자료에서 제시하고 있다. 만약 중동의 오일에 대한 헤게모니를 중국이나 소련이 쥐게 되면 미국과 서양 국가들의 경제와 군사력이 중동과 소련이나 중국에 의해 좌우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는 결론은 당연한 현실이다. 둘째, 미국을 움직이는 두뇌들이 갖고 있는 독립 정신과 개척 정신이 앞에 언급한 자료에 적나라하게 표현되어 있다. 정책 입안자들은 이들 자료에서 “미국은 자국의 안보와 미국의 미래를 위협할 수 있는 (불량)국가 태동을 억제하여 21세기를 태평스런 미국의 세기로 만들어야 하며,” “미국에게 우호적인 세계 환경을 지금 일구어 놓아 미국의 안보와 미래 발전을 외국의 참견이나 영향을 받지 않고 스스로 일구어 갈 수 있어야 한다”는 기본 독트린을 분명하게 표명했다. 즉, 미국은 의도적인 계획과 행동을 통해 자국에 유리한 국제 환경을 만들어 가겠다는 자세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미국 위주의 독트린 하에 미국을 견제할 수 있는 군사력을 갖춘 국가가 부재한 현실을 기회로 삼아 “20세기를 넘어 21세기까지도 미국의 세기“가 되도록 세계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부시를 비롯하여 오바마 행정부까지도 다수 국민의 반대를 무릅쓰고 이라크 전쟁을 계속 지원하는 이유는 “적자생존“ 이라는 냉정한 현실 속에서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과 다시 일어나고 있는 소련을 억제하는 동시에 미국이 주도하는 세기를 마련하기 위한 전략에 근거하고 있다. 이라크의 오일을 미국이 관리할 수 있는 제도가 세워지기 전까지 미국은 미군을 이라크와 중동으로부터 철수 할 계획이 없다. 이라크 전쟁은 5십만명에서 1백2십만명의 이라크 사상자가 발생한 끔찍한 전쟁이다. 최소한 십이만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미군은 4천4백명의 사망자와 3만2천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런 끔찍한 인명 피해와 이라크를 점령하기로 결정한 미국 네오콘들의 입장을 함께 고려하면 이라크 전쟁에 대한 찬-반 의사를 표명하기가 쉽지 않게 된다.  이권 다툼으로 조성된 냉정한 국제 현실 속에서 자국의 안정과 독립, 그리고 미래를 위해 단호한 결정을 내리는 미국을 비판과 함께 혹 배울 점은 없는지도 살펴보는 기회가 되면 좋겠다.

 

 

 

작성: 박창형 목사